대륙 횡단 기차로 37개국을 누빈 한 마도로스의 육로 여행기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출간

일본 이누보곶에서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기차로 내달린 101일 대장정

2019-05-20     이은자 기자
태평양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100여일 동안 유라시아 대륙을 여행한 현직 선박 기관장의 대륙 횡단기가 출간됐다.

북랩은 태평양 대륙 끝인 일본 이누보곶에서 대서양 연안인 포르투갈의 호카곶까지 101일간 37개국을 육로로 여행한 선박 기관사 박승훈 씨의 여행기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거친 바다를 배로 누비며 살아가는 저자가 긴 여름휴가를 맞아 바다 대신 땅을 밟으며 여행을 떠나보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직업의 특성상 배로 79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는 태평양에서 대서양에 면한 대륙을 기차로 여행하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차’라는 교통수단만을 이용해 대륙을 횡단하기로 한 저자는 101일 동안 러시아 대륙 및 동·남·북·서유럽의 땅을 밟으며 목표를 이루어낸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자연과 세계의 문화를 경험한다. 비록 지칠 때도 있고 본인이 세운 원칙에 따라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긴 여정의 길잡이로 삼고 여러 가지 인생의 깨달음과 행복을 찾는다.

이 책은 저자의 여행 일정에 맞춰 스토리가 전개된다. 먼저 태평양에서 태극기를 들고 출발해 배를 타고 러시아로 넘어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싣는다. 이후 이르쿠츠크, 바이칼호수, 모스크바 등 우리에게 익숙한 러시아의 명소를 둘러보며 동유럽, 발칸반도로 나아간다. 특히, 북유럽과 베네룩스 3국을 지나서 포르투갈로 가는 여정에서는 세계 문화 유적과 자연이 지닌 아름다운 경관을 사진과 글로 묘사함으로써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한다.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동차나 버스를 타지 않는다는 저자의 원칙에 따라 대부분의 행로를 열차나 다리의 힘에 의존했기에 빨리 가면 놓칠 수도 있었던 작은 풍경까지 세심하게 담아냈다. 또한 책 속에 풍부하게 들어간 풍경 사진과 기차표 모음은 독자에게 대륙 횡단 여정에 함께한 것과 같은 생생함을 전달한다.

개인적인 감상은 과하게 담지 않고 기록과 경험에 집중한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북랩은 여행 중에 겪은 실수나 자잘한 사건사고를 여과 없이 기술한 덕분에 유사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생생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자 박승훈 씨는 선박 기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1급 기관사, 6급 항해사, 소형 선박 조종사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다.